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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목양칼럼
Author
trueheart
Date
2017-03-31 12:29
Views
4341
“우동 한 그릇”

날씨가 추워지면 자연스럽게 따뜻한 음식이 떠오릅니다. 겨울철 대표 음식으로 굵은 국수를 삶아서 갖가지 고명과 함께 뜨끈한 장국에 말아먹는 우동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우동 한 그릇이 주는 행복은 생각보다 큽니다.

지난 주 한 쇼핑센터에서 파란 눈의 백인 청년이 우동 한 그릇을 먹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릇을 들어 국물을 마시는 모습은 경건하다는 느낌까지 주었고 문득 일본 작가 구리 료헤이의 “우동 한 그릇”이란 단편소설이 떠올랐습니다. 그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한 번 더 음미해봅니다. "우리는 14년 전 섣달 그믐날 밤 셋이서 우동 1인분을 주문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날 한 그릇 우동에 용기를 얻어서 세 사람이 손을 맞잡고 열심히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 뒤 우리는 이곳을 떠나 외가가 있는 시가현으로 이사했습니다. 저는 올해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대학병원 소아과 의사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부터는 이곳에서 멀지 않은 종합병원에서 근무하게 되어서 그 병원에 인사도 하고 아버님 묘에도 들를 겸 해서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우동집 주인은 되지 않았습니다만 은행원이 된 동생과 상의해서 지금까지 우리 가족의 인생 중에서 가장 사치스러운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로 했습니다. 그 계획은 섣달 그믐날 어머니를 모시고 셋이서 이곳 '북해정'을 다시 찾아와 우동 3인분을 시키는 것이었습니다."(一杯の かけそば, 栗良平)

가족 수대로 우동 한 그릇 시켜 먹는 사치가 필요한 계절이 오고 있습니다.

| 정근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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