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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나눔] 수문 앞 성회 (느 8:1-18)

말씀묵상
Author
lekayo
Date
2019-03-09 09:00
Views
1090
오늘 본문인 느헤미야 8장부터 시작하여 느헤미야 전체의 후반부가 시작됩니다. 전반부에서는 예루살렘 성벽을 중수하는 이야기가 전개되었고 후반부에서는 수문 앞 성회를 기점으로 한 신앙 개혁 운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이야기는 서로 관련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둘을 묶는 하나의 공통된 주제가 있는데 그것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하는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의 정체성의 회복입니다.

정체성의 문제는 양쪽에서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첫째로는 네 정체가 무엇이냐는 질문이고 두번째로는 네 정체가 아닌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입니다.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라는 말은 학생의 정체에 관련한 말이고 학생이 담배를 피우면 되겠니... 라는 말은 학생의 정체가 아닌 것에 관한 말입니다. 때로는 이 두가지 질문이 함께 어우러지기도 합니다. 크리스피 오리지널 도넛의 정체는 빵이 있는 부분으로 이루어진 큰 원과 빵이 없는 부분으로 이루어진 작은 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빵이 있는 부분이 네 정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면 빵이 없는 부분은 네 정체가 아닌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입니다. 이 둘은 그 자체로서 따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둘이 어우러져 그 형태를 드러냄으로써 도넛의 정체를 밝히는 일에 기여합니다. 이는 자기 긍정과 자기 부정이 만나 새로운 자기 긍정을 이루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정체성의 문제는 첫째 자기는 원래 무엇인가, 둘째 자기가 아닌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셋째 자기인 것과 자기 아닌 것의 관계에서 도출되는 새로운 자기는 무엇인가의 문제로 집약됩니다. 느헤미야에 나타난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의 회복의 과정은 이러한 정체성 질문들에 대한 답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 질문들의 첫번째 요소는 광장에 모인 백성들입니다. 일곱째 달에 이르러 모든 백성이 일제히 수문 앞 광장에 모였습니다. (1절 상반절) 이들은 이스라엘의 정체성을 이루는 가장 직접적이고 확실한 요건입니다. 이 백성들은 70년간 이국땅에서 생활한 포로 2세대입니다. 17절에서는 이들을 "사로잡혔다가 돌아온 회중"이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백성들은 남자나 여자나 알아들을 만한 나이의 모든 세대들이 모여든 거대한 그룹입니다. (2-3절) 이들은 히브리어보다 아람어가 더 익숙한 그룹입니다. 8절에서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어로) 하나님의 율법책을 낭독하고 (아람어로) 그 뜻을 해석하여 백성에게 그 낭독하는 것을 다 깨닫게 하니." 이 백성들은 잃었던 나라의 회복을 경험하며 깊이 감동하는 백성입니다. 이들은 율법을 들으며 소리 높여 울었습니다. (9절) 이 눈물은 잃었던 자기를 찾았을 때의 그 눈물입니다. 한편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의 정체성 정립에는 자기가 아닌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포함합니다. 이어지는 9장 2절에서는 이방 사람들과 절교 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또한 13장 3절에서는 섞여 사는 이방 무리를 이스라엘 가운데서 모두 분리시켰다고 적고 있고 책의 제일 마지막 부분인 13장 25-30절에서는 이방 사람과의 통혼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느헤이먀의 이러한 노력은 배타적 민족주의가 아니라 신앙 공동체의 정체성 확립이라고 하는 긴급한 요청에 직면하여 이 백성이 누구인가를 밝히기 위하여 취해야 했던 꼭 필요한 조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는 지명하여 허락하신 땅에서 하나님이 구별하여 세우신 거룩한 공동체이며 이것은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의 내용을 드러냅니다.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 회복을 위한 정체성 질문과 관련한 두번째 요소는 율법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광장에 모인 백성들이 학사 에스라에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명령하신 모세의 율법책을 가져오도록 청하였습니다. (1절 하반절.) 이 책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언약을 담고 있습니다. 율법은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에 있어서 자기 아닌 것을 확인함으로써 자기는 원래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얻게 합니다. 하나님은 광대하시므로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의 본질 안에 묶어둘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창조주이신 하나님이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 바깥에 계신 분으로 정립될 때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는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언약 공동체임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언약은 이스라엘을 그 언약이 없는 모든 다른 민족들로부터 구별하는 근본적인 요소가 됩니다. 이 언약이 율법이며 그러므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맺은 언약은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를 성립시키는 본질에 해당합니다. 오늘 본문 6절에서는 "에스라가 위대하신 하나님 여호와를 송축하매 모든 백성이 손을 들고 아멘 아멘 하고 응답하고 몸을 굽혀 얼굴을 땅에 대고 여호와께 경배하니라"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는 창조주이신 하나님과의 언약으로 세워진 공동체이며 위대하신 하나님 앞에서 예배하는 공동체입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의 형식을 드러냅니다.

이스라엘 신앙 공동체 회복을 위한 정체성 질문과 관련한 세 번째 요소는 리츄얼입니다. 율법은 하나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언약을 담고 있고 리츄얼은 그 언약을 가리키며 언약의 내용을 삶의 일부로 가져옴으로서 내용으로서의 백성과 형식으로서의 율법을 하나의 경험으로 묶어 냅니다. 오늘 본문에 기록된 수문 앞 광장에서의 성회는 예루살렘에서 하나님께 감사로 드려지는 초막절 절기 행사로 이어집니다. (13-18절) 광장에서의 집회와 말씀을 통하여 잃었던 자기 정체성을 회복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문 앞 광장에서의 집회와 이어지는 초막절 절기 행사를 통하여 그 정체성 확인의 감격을 기쁨으로 구조화시킵니다. 예배와 절기는 확인된 정체성에 대하여 그 경험을 반복하고 전파함으로써 그 영향력을 강화시키고 배가시킵니다. 9절에서 백성이 율법의 말씀을 듣고 다 울게 되었을 때 느헤미야와 에스라와 레위 사람들과 같은 지도자들은 그 눈물의 의미를 기쁨이라고 정의 내리고 백성들이 그 날을 어떻게 누려야 할지 방향을 제시합니다. "느헤미야가 또 그들에게 이르기를 너희는 가서 살진 것을 먹고 단 것을 마시되 준비하지 못한 자에게는 나누어 주라 이 날은 우리 주의 성일이니 근심하지 말라 여호와로 인하여 기뻐하는 것이 너희의 힘이니라." (10절) 이는 백성들이 직접 경험한 정체성 회복과 즐거움에 대하여 이를 리츄얼로 심화하고 확대함으로써 확립된 정체성을 더욱 강화하도록 한 지혜로운 노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느헤미야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포로들을 예루살렘으로 귀환시켜 신앙 공동체를 회복하게 하셨고 이들로 하여금 성벽 중수와 수문 앞 광장에서의 말씀 집회를 통해 정체성의 확립하게 하셨으며 성회와 절기를 통하여 이를 강화하게 하셨습니다. 원래 자기인 것들을 확인하고 자기 아닌 것들을 배제하며 이를 리츄얼로 확립하여 더욱 자기 다움을 만들어 갔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범을 따라 우리도 하나님께서 구별하신 백성으로 살며 말씀을 통하여 우리에게로 넓혀 주신 그 구원의 약속을 깨닫고 모든 기회를 따라 성회로 모임으로서 하나님의 친 백성된 삶의 기쁨을 나누는 그러한 신앙 공동체, 언약 공동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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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 하나님 아버지. 우리를 구별하여 하나님의 친 백성 삼아 주시고 말씀을 통하여 약속하시고 인도하시는 은혜 감사 드립니다. 매 주 드려지는 예배와 매일의 삶 속에서의 섬김의 습관들을 통하여 기쁨을 누리고 기쁨의 영향력을 더욱 넓혀가는 천국 시민으로서의 삶을 누리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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