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말씀 나눔] 사랑의 확신 (아 6:1-13)

말씀묵상
Author
lekayo
Date
2019-04-27 08:49
Views
1138
오늘 나눌 말씀은 닮음과 패턴을 통한 울림과 공명에 대한 것입니다. 요한복음 17장에서 우리 주님은 세상에 남겨질 제자들을 위해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요 17:21) 오늘 본문에서 여인은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를 두고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내 사랑하는 자에게 속하였고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으며 그가 백합화 가운데에서 그 양 떼를 먹이는도다." (아 6:3) 이 구절은 창세기의 에덴 동산에서 아담이 처음 하와를 만났을 때 고백했던 그 찬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아담이 이르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부르리라 하니라." (창 2:23-24) 오늘 본문이 들어 있는 "솔로몬의 아가"(아 1:1)를 관통하는 하나의 울림은 이것입니다. 하나님과 그리스도가 하나이신 그 존재의 방식, 아담과 하와가 지음 받았을 때 한 몸을 이뤘던 그 존재의 방식, 그리고 오늘 읽은 시에서 남자와 여자가 사랑할 때 드러나는 조화로운 존재의 방식이 서로 닮아 있다는 것이며, 이 동일한 패턴이 공명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이 패턴들은 그 전체성과 완전성에 있어서 하나님과 그리스도 예수의 거룩하고 완전한 하나됨, 아담과 하와의 타락의 가능성으로 열려 있지만 아직은 온전하였던 그 하나됨, 그리고 오늘 본문의 남자와 여자가 보여준 불완전하지만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하나됨 간에 메꿀 수 없는 차이들을 지니고 있지만 패턴의 형태는 서로 닮아 있으며 그 형태의 닮음을 통하여 울림이 공명되고 전파됩니다.

닮음이 울림을 전파하는 예는 아주 많습니다. 두 개의 소리 굽쇠가 서로 닿지 않았어도 같은 진동수라는 닮음 때문에 하나의 소리 굽쇠를 울린 소리는 다른 소리 굽쇠로 전달 됩니다. 잘 조율된 기타 현을 울릴 때 각 현들은 연주되는 음의 진동수를 매개로 울림에 동조하며 깊은 배음을 만들어 냅니다. 울림과 패턴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전파되기도 합니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 복숭아 꽃..." 지금 이 순간 노래를 부르다가 중단하여도 듣는 사람의 마음 속에는 이 노래가 계속 흘러갑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불렀던 노래의 패턴과 지금 부르는 노래의 패턴이 일치하므로 울림은 그 패턴의 닮음을 통하여 심리적 공간에서 지속되며, 노래를 매개로 한 어린 시절의 정서까지 한꺼번에 소환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남자와 여자가 서로 사랑할 때의 헌신적인 애정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거룩하고 완전한 하나님의 사랑과 같은 진동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는 사랑에 더 가까이 다가와 있는 아가의 시적 표현들을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이 가진 완전한 울림에 공명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 부분인 5장에서는 사랑의 위기와 회복을 위한 노력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되었습니다. 5장 2절에서 하루 중 늦은 시간 사랑하는 사람이 문 밖에 왔을 때 여자는 잠 잘 준비를 마친 상태였으므로 잠시 주저합니다. 이내 사랑으로 마음이 움직여 문을 열었으나 사랑하는 자는 물러가고 없습니다. 성 안을 찾아 헤매었어도 찾지 못하였고 여자는 여성 코러스인 예루살렘의 딸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예루살렘의 딸들은 여자에게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이유를 묻고 여자는 남자를 찾는 데 도움이 되도록 남자의 잘생긴 생김새를 상세히 묘사합니다. 오늘 본문인 6장의 1절은 내용상 그 앞의 5장에서 전개되었던 이야기에 대한 중간 정리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예루살렘의 딸들은 여자의 상세한 설명을 듣고 사랑하는 사람이 어디로 갔는지 함께 찾겠다고 화답합니다. 여자의 사랑은 예루살렘의 딸들의 공감을 얻습니다. 이는 예루살렘의 딸들이 이 여자 주인공의 사랑에 공감하였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남자의 사랑할 만한 외모에 대한 설명이 여성 코러스의 내면에 울림을 얻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읽는 우리들 또한 우리들 자신의 이야기에 비추어 사랑의 위기 속에서도 회복을 위해 애쓰는 여자의 노력에 공감합니다.

6장 2절부터 시작하는 새로운 장면에서 여자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 만났습니다. 2절과 3절은 사랑의 위기와 회복을 모두 겪어낸 여자의 사랑의 확신과 보다 원숙한 사랑의 고백으로 채워집니다. "나는 내 사랑하는 자에게 속하였고 내 사랑하는 자는 내게 속하였으며." (아 6:3a) 여자의 이 고백 속에서 남자는 백합화 가운데서 양 떼를 먹입니다. “그가 백합화 가운데에서 그 양 떼를 먹이는도다." (아 6:3b) 전원적이고 목가적인 사랑의 모든 요소들이 이 한 장면에 녹아 있습니다. 이 장면은 깊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였던 가장 소중한 기억 중 어느 한 순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찍어 둔 사진 한 장과 같습니다. 당시의 모든 사랑의 감정들이 이 사진 한 장에 집약됩니다. 4절부터는 이러한 여자에 대하여 느끼는 남자의 사랑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이 때 여자의 기품을 다루는 보조 관념에는 디르사나 예루살렘과 같은 도시를 비롯하여 깃발을 세운 군대가 동원되고 여자의 외모를 다루는 보조 관념에는 산 기슭에 누운 염소 떼, 쌍 태를 가진 암양 떼와 석류 한 쪽이 직유에 사용됩니다. 여자에 대한 남자의 사랑은 사용된 보조 관념들로 미루어 볼 때 그의 직무적인 관심사와 개인적인 관심사를 모두 아우르는 전인격적인 찬사로 표현됩니다.

8절부터 10절까지는 여자에 대한 남자의 찬사가 이어지면서 보다 관계적인 견지에서의 평가가 제시됩니다. 남자는 여자에 대한 사랑이 다른 왕비나 후궁에 대한 관계와 다르다고 선언합니다. 그 선언은 남자의 전언을 통하여 전달되는 왕비와 후궁들의 칭찬에서도 드러납니다. 왕비와 후궁들이 평가하는 여자는 아침 빛, 해, 달, 그리고 깃발을 세운 군대에 비유되며 이는 왕비와 후궁들의 지위가 남자의 직무적 환경에 속한 것임을 암시합니다. 11절과 12절은 다시 여자의 서술로 이루어진 만남의 기록입니다. 여자는 동산을 거닐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고귀한 신분인 사랑하는 사람의 병거에 도달합니다. 이 병거에서 두 연인이 나누는 내밀한 사랑의 장면은 생략되어 있으나 앞서 다른 여러 곳에서 드러난 친밀한 내적 공간에서의 만남들에 대한 기록들로부터 그 분위기에 대한 암시를 충분히 얻을 수 있습니다. 13절은 아마도 남성인 코러스와 사랑하는 사람인 남자의 교창이며, 이 절에서는 6장에서 전개된 원숙한 사랑의 장면에 대한 결말이 다소 유쾌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남자의 친구들이 여자를 보여 달라고 하고 남자는 거절의 뜻을 품은 반문, 또는 자랑 섞인 만류로 끝을 맺습니다. 한 편 이 구절은 다음 7장에서 이어지는 여자의 몸에 대한 남자의 찬사가 어쩌면 춤추는 모습에 대한 묘사일 수 있다는 단서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오늘 본문에 기록된 이 이야기가 얼마나 우리에게 친숙하고도 친밀한 정서를 환기시키는 것인지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이 때 환기된 울림은 우리 삶에서 가장 순수하고 헌신적이었던 사랑의 감정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개인의 경계 바깥에 있는 타인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속한 확장된 자기입니다. 이 사랑은 하나님의 완전하신 사랑을 닮아 있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하나님의 사랑을 닮아 있으면서도 여전히 완전하지 못하므로 위기가 찾아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여자가 보여 준 회복을 위한 노력은 인간이 가진 본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견뎌낼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자애롭고 온화한 암시를 품고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을 향하여 품으신 사랑에 대한 울림의 기록들입니다. 그 기록들을 읽으며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닮은 마음들로 동기화 되고, 다른 모든 이웃에 대해서도 동일한 패턴의 실천들을 적용함으로써 같은 울림을 전파하게 됩니다. 앞 서 보았던 요한복음 17장 21절의 말씀과 이어지는 말씀입니다. "아버지여, 아버지께서 내 안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다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으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내게 주신 영광을 내가 그들에게 주었사오니 이는 우리가 하나가 된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이니이다 곧 내가 그들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어 하나가 되게 하려 함은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과 또 나를 사랑하심 같이 그들도 사랑하신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려 함이로소이다." (요 17:21-23)

----------
기도: 하나님께서 지으신 창조의 원리는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모두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랑이 어떠한 울림을 지니는 것인지 오늘 본문에 기록된 사랑의 시를 통하여 회고합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 마음에 품고 있는 가장 지고지순한 사랑의 기억들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여 품으신 거룩하고 완전한 사랑의 불완전하지만 닮아 있는 작은 울림임을 깨닫습니다. 우리도 또한 같은 마음으로 주님을 사랑하게 하시고 그 사랑의 패턴으로 이웃을 사랑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Total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