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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나눔] 피차에 차등이 없이 (대상 24:1-31)

말씀묵상
Author
lekayo
Date
2019-05-25 13:04
Views
1019
“정치”라는 단어는 가치 중립적이며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며 행사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정치적”이라는 표현은 많은 경우에 부정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에 대해 “정치적 인물”이라고 평가했을 때 그 말은 결코 좋은 의도로 한 말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이 때 “정치적”이라는 표현이 갖는 부정적인 함의는 바로 편가르기입니다. 인간의 정치 활동에는 같은 뜻을 갖는 사람들을 규합하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을 배제하는 기본적인 장치가 작동합니다. 권력의 특성상 소수의 활동이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므로 정치 활동에는 반드시 이들을 조직하고 편성하는 작업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러한 활동의 목적이 보다 광범위한 삶을 돌아보고 나은 길을 찾기 위한 것이라면 그것은 정치 활동이 되겠지만 특정 그룹의 이익만을 보호하고 그 지위를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편을 나누는 데에 치중한다면 그것은 정치적 접근이 될 것입니다.

오늘 나눌 이야기의 제목은 "피차에 차등이 없이"입니다. 이는 오늘 본문인 역대상 24장 중 5절에서 따온 말입니다. 5절 내용은 이와 같습니다. "이에 제비 뽑아 피차에 차등이 없이 나누었으니 이는 성전의 일을 다스리는 자와 하나님의 일을 다스리는 자가 엘르아살의 자손 중에도 있고 이다말의 자손 중에도 있음이라." (5절) 이 때 "피차에 차등이 없이"라는 표현에서 “피”와 “차”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주목해야 합니다. 이 말은 일반적인 평등의 개념을 나타낸 말이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아론 자손의 두 계파인 엘르아살 가문과 이다말 가문 사이의 균형을 염두에 둔 말입니다. 이 장에서는 하나님의 일과 성전의 일을 중심으로 제사장과 레위인들을 조직하는 정치 활동에 있어서 부득불 드러나게 될 일부 사람들의 정치적 의도를 대하는 다윗의 깊은 고민이 핵심적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피차에 차등이 없이”라는 말은 “엘르아살 가문과 이다말 가문의 구분이 없이”라는 뜻입니다. 당시 아론의 후손 중 엘르아살 가문 출신의 리더가 16명이었고 이다말 가문 출신의 리더가 8명이었으며, 다윗왕은 이들을 합한 숫자 24명 그대로 두고 제비를 뽑아 순번을 정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연간 진행되는 실제의 직무 순서는 엘르아살 가문에 총 32회가 할당되고 이다말 가문에 16회가 할당 됩니다. 엘르아살 가문과 이다말 가문 사이의 차등은 있는 그대로 존재합니다. “피차에 차등이 없이” 나눈 것은 엘르아살 가문과 이다말 가문을 구분하지 않을 때에만 비로소 성립하는 표현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어지는 7절부터 18절까지 기록된 각 가문의 제비 뽑힌 순번에는 각 가문이 엘르아살에 속하는지 이다말 가문에 속하는지 전혀 드러나 있지 않습니다. 레위 지파와 아론 가문을 구별하여 세운 조직은 존재하되 그 안에서 다시 정치적인 의도들이 표출되고 편가르기가 일어나는 것은 배제한다는 취지입니다.

또한 “피차에 차등이 없이”라는 말은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확정하는 표현입니다. 성전의 일과 하나님의 일에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구별되었습니다. 이 일에 야곱의 열 두 아들 중 셋째 아들의 가문에 속하는 모든 후손들이 봉직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배정된 직무는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제사장과 레위인의 직무에는 이를 위한 교육 기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뽑기 위한 선발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며 24개 반차별 경쟁을 통해 우수한 팀을 선별한 것도 아닙니다. 이 직무를 맡은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은 개인의 역량이나 우열이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일을 맡은 각 사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제사장들과 레위인들은 매우 중요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1년에 2회 주어진 직무를 담당하는 그 주간에 해당 직무를 수행할 때 그 직무에 연관하여 그 직무를 대표하여 중요성을 갖기 때문입니다.

요약하면, "피차에 차등이 없이"라는 말은 첫째 정치 활동과 정치적인 의도를 구별하는 말이고 둘째 직무의 중요성이 개인의 우열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드러낸 말입니다. 우리 교회는 최근 교단 가입과 더불어 교회 정치를 새롭게 하는 과정에 있으며 이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교회 정치 쇄신의 과정에서 교회 조직을 두고 이에 대한 찬성과 반대의 두 그룹으로 진영을 나누어 어느 한 편이 다른 한 편으로 그 생각을 강요한다면 이는 매우 정치적인 질문이 될 수 있습니다. 복음이 아닌 교단간의 핵심 논점을 기준으로 각 개인이 어느 편에 속하는지 확인하는 질문들은 모두 정치적인 접근입니다. 교회는 교단의 가치보다 훨씬 크고 중요한 진리를 맡았고 우리는 이에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 교회는 운영위원들과 장로들을 선출하였고 이제 곧 담임 목사를 청빙할 것이며 이어서 집사들을 선출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교회의 각 직무는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세우는 일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그러나 그 일을 맡는 각 사람들은 피차에 차등이 없으며 각 개인으로서 중요한 차이를 갖지 않습니다. 각 사람은 다만 맡은 직무를 수행하는 일과 관련하여서만 직무의 중요성을 위임 받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은 교회 리더십에 대한 두 가지 상반된 태도를 요건으로 제시합니다. 첫째 교회 리더십은 그 직무와 연관하여 매우 중요한 직임을 맡고 있다는 인식이고 둘째 교회 리더십은 그 직무를 떠나서는 우리 모두와 하나도 다를 바 없는 주님의 몸된 교회를 이루는 한 지체라는 인식입니다. 첫번째 인식은 협력과 존중을 요구하고 두번째 인식은 포용과 인내를 요구합니다.

옳바른 교회 정치와 편향된 정치적 접근을 구분하는 일, 리더십팀에 대해 협력과 존중으로 대할 때와 포용과 인내로 대할 때를 구분하는 일은 매우 섬세하고 균형잡힌 시각을 필요로 합니다. 저부터 먼저 그러한 지혜 얻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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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하나님 아버지, 오늘 말씀을 통하여 서부교회에서 각 사람에게 하나님이 맡겨 주신 그 직무 이외에 다른 권위가 없음을 알게 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제 자신이 먼저 오직 맡겨 주신 그 일을 자기 순서에 따라 성실히 수행할 뿐 그것으로 엘르아살 가문과 이다말 가문을 편가르지 말게 하시고,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의 모든 선택의 기로에서 하나된 모습으로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부여 받은 중대한 가치, 진리의 복음에만 집중하고 그것을 지키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서부교회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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