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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나눔] 믿음의 행위 (히 11:32-40)

말씀묵상
Author
lekayo
Date
2019-06-22 10:03
Views
1000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사사 시대와 왕정 시대 그리고 바벨론 포로 시대에 드러난 다양한 믿음의 행위들을 압축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32절 말씀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더 하리요 기드온, 바락, 삼손, 입다, 다윗 및 사무엘과 선지자들의 일을 말하려면 내게 시간이 부족하리로다.” (32절) 그런데 이 사람들의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소 의문이 생깁니다. 예를 들어 기드온이나 바락의 경우에는 하나님의 명령을 들었을 때 그것을 전적으로 믿지 못하고 꼼꼼히 따져보는 자세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기드온은 하나님의 사자를 만나자 어찌하여 이런 일이 일어나느냐고 푸념부터 하고 (삿 6:13a) 자기를 통하여 이스라엘을 구원하려 한다는 전언을 듣고는 자기가 므낫세 중에서도 가장 작은 자인데 어찌 그 일을 하겠느냐고 불평을 하며 (삿 6:15) 반드시 함께 하리라는 약속을 듣고는 그 증거를 달라고 합니다. (삿 6:17) 또한 바알의 제단을 파괴하고 아세라 상을 찍으라는 명령을 듣고는 사람들이 두려워 밤에 그 일을 수행합니다. (삿 6:27b) 그리고 미디안 군대와의 전투를 앞두고는 여전히 못미더워 다시 한 번 증거를 달라고 하여 온 땅은 마르고 양털만 젖게 해 달라고 하였다가 (삿 6:37) 다시 또 온 땅은 젖고 양털만 마르게 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삿 6:39) 적어도 기드온을 통하여 말하는 믿음은 누구의 말을 덮어놓고 믿는다는 뜻의 그 믿음을 말하는 것은 아닌 듯 싶습니다.

본문의 후반부로 가면 또 다른 의문이 생깁니다. 그 전환은 35절에 일어납니다. “여자들은 자기의 죽은 자들을 부활로 받아들이기도 하며 또 어떤 이들은 더 좋은 부활을 얻고자 하여 심한 고문을 받되 구차히 풀려나기를 원하지 아니하였으며.” (35절) 믿음으로 죽은 자를 부활로 받아 들인 것은 양해할 수 있으나 심한 고문을 받는 것은 믿음의 능력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분명하지 않습니다. 그 뒤의 구절들에서는 이러한 의문이 더욱 깊어집니다. 바울은 믿음의 선조들이 믿음으로 조롱 받고 채찍질 당하고 결박 당하고 옥에 갇혔으며 (36절) 또 믿음으로 돌로 치거나 톱으로 켜거나 칼로 죽이는 일이나 궁핍이나 환난이나 학대를 당하였고 (37절) 믿음으로 광야와 산과 동굴과 토굴에 유리하였다 (38절)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오늘 본문에서 바울이 말하는 믿음은 슈퍼 파워나 기적을 일으키는 그런 믿음을 말하는 것도 아닌 듯 싶습니다. 사실 히브리서 11장의 믿음의 사례들에는 삼손과 같이 혼자서 수천 명의 적을 무찌르는 슈퍼 파워의 믿음도 나옵니다. 그러나 이것이 모든 믿음을 아우르는 공통의 요소가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히브리서에서 말하는 믿음의 공통된 핵심 요소를 찾기 위해서는 누구의 말을 무조건 사실이라고 믿는 그러한 믿음이나 믿음으로 기적을 일으키는 그러한 믿음 뿐만 아니라 철저한 사실 확인을 통하여 얻게 되는 믿음, 그리고 고난과 역경을 견디게 만드는 믿음까지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믿음의 가장 근본적인 속성을 확인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많지는 않지만 약 4-5만불의 예금을 은행에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돈이 실제로는 은행에 있지 않습니다. 법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금액만 남기고 나머지는 대출을 통하여 이자를 발생시켜 수입을 얻습니다. 한국의 경우 지난 해 평균 본원통화는 약 165조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때 M2로 본 총 통화량은 약 2,627조원입니다. 실제 은행이 발행한 화폐의 약 15배에 가까운 돈이 시중에 유통된 것입니다. 이 늘어난 부분은 신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신용 통화라고도 부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예금이나 신용 카드나 대출이나 어음 등은 모두 일정한 기한 내에 그 돈을 갚는다는 계약에 기반한 제도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 제도 안에서 신용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 합니다. 이와 같이 경제의 운영은 계약의 형식으로 맺어지는 신뢰와 믿음을 기초로 합니다.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이 믿음의 조건에 비추어 볼 때 우리는 히브리서에서 말하는 믿음에서 이와 유사한 속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서의 모든 믿음의 행위들을 아우르는 한 가지 공통된 요소는 하나님의 언약이기 때문입니다. 히브리서 6장에서 바울이 말한 바와 같이 하나님의 확실한 약속, 결코 변할 수 없는 하나님의 약속을 다시 하나님이 맹세로서 보장하신 그 약속을 위하여 인내하는 것이 믿음이요 그 일을 꿈꾸는 것이 소망입니다.

2008년 하반기 중반쯤 세계 4위 투자 은행이었던 리먼 브라더스가 뉴욕 연방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하였습니다. 이유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 라고 불리우는 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과 그 외 파생 상품 손실에서 비롯한 약 6천억불에 달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시작된 닷컴 버블 붕괴와 2001년 911 사태 및 2003년 이라크 전쟁을 겪으며 미국이 경제 침체기를 겪게 되자,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초저금리로 금리를 낮추었습니다. 그러나 미국민들이 쉽게 대출을 받아 집을 사기 시작하면서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자 연준은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하여 다시 이자율을 높이는 조치를 취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서민층에서 불량 채무자들이 속출하였으며 서브 프라임 모기지 상품을 판매한 금융사들이 대출금을 회수하지 못하여 파산하게 된 것입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우리도 직접 체험한 일들입니다. 리먼 브라더스와 같은 거대한 금융사가 파산하면서 은행에 맡긴 돈은 원하는 때에 반드시 인출할 수 있다는 일반적인 경제적 신념이 한 순간에 무너졌고 사람들은 너도 나도 은행에 맡긴 돈을 인출하려고 하였으며 이것이 은행의 지급 준비율을 넘어서면서 은행들이 줄지어 파산하고 글로벌 금융망으로 묶여 있는 전세계에 거대한 경제 폭풍이 몰아쳤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오늘날 우리 삶을 떠 받들고 있는 경제적 신념들은 매우 굳건해 보이지만 그 실상은 서로 간의 약속으로 쌓아 올린 공중 누각에 불과합니다. 그 약속들은 분명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파산하지 않으십니다.

파산하고 망하고 무너지고 흩어질 수 있는 것일지라도 그것이 가치 있다고 여길 때 그것을 위해 평생을 바칠 수 있는 것이라면, 그렇다면 세상이 주는 가치보다 더 좋은 구원의 복을 주시는 약속에 대해서는 어떤 자세를 가지게 될까요? 오늘 본문에서 바울은 또한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이 사람들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증거를 받았으나 약속된 것을 받지 못하였으니 이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여 더 좋은 것을 예비하셨은즉 우리가 아니면 그들로 온전함을 이루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39-40절) 우리 믿음의 선조들이 받은 것은 우리에게 약속하신 하나님의 궁극적인 그 약속이 아니라 약속된 것에 대한 “증거”라는 말입니다. 이들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것은 반드시 이룬다는 경험을 증거로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증거들은 하나님의 궁극적인 약속이 이루어질 때를 기다리며 인내하게 하는 효력을 갖습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약속하여 주신 더 좋은 것을 위하여 참고 기다리는 마음이 곧 우리가 가져야 할 믿음의 요건입니다.

38절에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하지 못하느니라.” (38절) 이 말은 정확히는 “이런 사람들에게는 세상이 가치 없다”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처절히 믿고 따르는 자본주의 경제와 그 열매들, 이런 것들보다 더욱 더 하나님이 주신 약속이 귀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는 뜻입니다. 바울은 빌립보서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처할 줄 아는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 4:12-13). 이 때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은 일을 반드시 이루어 낸다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궁극적인 큰 약속을 믿기 때문에 그보다 작은 다른 모든 상황에서 견딜 만한 힘을 얻는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주신 약속 안에서 그 약속을 믿고 기다리며 인내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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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하나님께서 입김으로 한 번 불면 한 순간에 꺼져버릴 거대한 풍선에 기대어 삶의 모든 것을 쌓아 둡니다. 돈을 맡겨 둔 은행보다 더욱 크고 중대한 생명을 맡으신 주님께서 우리를 반드시 이끌어 구원으로 인도하시겠다고 하신 그 약속이 더욱 믿을 만한 것임을 깨달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 약속이 너무 귀하고 크기 때문에 그보다 작은 모든 일에 대하여서는 나아가 물리칠 수도 있고 물러나 견딜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형통할 때이든 곤고할 때이든, 항상 하나님의 약속만을 의지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믿음의 주인 되시며 우리를 온전케 하시는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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