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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된 편지를 꺼내어 읽으며

생각나눔
Author
도호현
Date
2017-08-22 20:26
Views
1564
참으로 오랜만에 먼지 덮인 책장 속의 낡은 책을 꺼내어 보듯, 이메일 아카이브에 고이 잠들어 있던 이년전 편지들을 다시 꺼내어 읽어 보았습니다.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지난 이년, 어느덧 우리는 서부 교회라는 이름으로 매주 한번 모여서 예배 드리는 많은 교회들 중 하나가 되어 가고 있더군요...

그 시절 많은 편지들 속에는 내가 얼마나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갈급했는지, 잘못된 신학으로 세속화 된 교회들에 분노했는지, 그리고 성경이 얼마나 능욕 받고 있는지에 대한 슬픔이 가득 했습니다. 그래서 얼마나 복음의 생수를 목말라 하고, 교회를 회복하시지 않으실거냐고 아우성을 치던 피가 뚝뚝 묻어나는 감정들이 가득했습니다.

어느덧 교회에서 복음을 나누는 것이 매주일 아침 일상이 되어가고, 유나이팅처치를 떠나온 이후 말씀은 우리가 늘상 먹는 밥처럼 되어 버렸고, 그래서인지 더이상 지난 이년동안 허락하신 모든 은혜를 기뻐하지도, 성령의 임재하심을 갈망하지도 않는 '못해 신앙'의 자리로 돌아와 있었습니다.

오래전에 부산에서 서울의 횟집으로 활어를 운송하는 탱크 트럭에 대해 들었던 기억이 났습니다. 탱크 가득 바닷물을 채우고 회감으로 쓰일 여러 물고기들을 채우고 서울로 향하는 다섯시간 동안에 태반의 물고기가 탱크안에서 죽고 만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 탱크안에 상어 같은 천적을 함께 넣으면 상어가 잡아먹는 몇마리의 고기를 제외한 모든 물고기들이 싱싱하게 살아서 서울까지 도착한다고 하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눈물과 땀과 피가 뚝뚝 떨어지던 그 많은 이년전의 기록들은 내가 싸우고 지키고 보수하고 싶었던 말씀과 눈에 훤히 보이는 적들에 대한 경계심 덕분이었음을 깨닫습니다. 그러나 지금, 오히려 나를 조금씩 티나지 않게 잠식해 들어오는 안주라는 눈에 잘 띄지 않는 독소가 그 뜨겁던 열정과 하나님에 대한 열심을 빼앗아가는 오히려 더 간악한 미혹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요즘 하게 되었습니다.

가나안 땅의 젖과 꿀에 배불러 우상에게로 눈을 돌리게 된 히브리인들처럼 나도 어느덧 하나님보다는 몰몬과 바알에 더 관심을 두는 무늬만 크리스찬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두려워지는 저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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